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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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신앙
최근 한국에서 크리스천 중소기업진흥장관 후보자가 창조과학회 이사라는 사실을 갖고 언론이 법석을 떨자 이사직을 사퇴했고, 이를 계기로 ‘창조과학’에 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제 전공 분야가 아니라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이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가운데 실험 결과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끌어내는 훈련도 받았고, 창세기의 기록이 설화인지 사실인지 고민도 해 보았고, 찰스 다윈이 저술한 ‘종의 기원’을 비롯하여 진화론에 관한 다양한 책을 읽었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있겠지만 제 소견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지식인들은 진화론에 동의하지 않으면 무지한 사람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화론은 법칙이 아니고 마지막 글자 ‘론(論)’이 의미하듯이 하나의 이론입니다. 엄격한 의미에서 과학(science)이란 자연 현상을 관찰하여 그런 현상 뒤에 있는 법칙을 발견하는 학문입니다.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theory)을 먼저 만들고 이 이론에 어긋나는 예가 하나도 없다고 확증이 될 때 법칙(law)이라고 부릅니다. (만유인력론이라고 안 하고 만유인력법칙이라고 부르는 이유)
진화론은 생물체의 화석을 통하여 생명의 근원과 발전을 설명하는 하나의 이론 체계입니다. 실험을 통해 진위 여부를 가릴 수 없음으로 엄격한 의미의 과학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화론을 과학이라고 한다면, 창조론도 과학이 될 수 있다고 창조과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입니다. (사실 화석이나 지층을 설명하는 데에는 진화론자들보다 노아의 홍수로 설명하는 창조과학자들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진화론자들은 만물이 무기물에서 유기물로, 하등동물에서 고등동물로 자연적으로 진화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자연 상태에서 사물은 퇴화하지, 진화하지 않습니다. 방치된 건물은 쇠락합니다. 꽃을 꺾어 두면 시듭니다. 물을 담은 꽃병에 넣어, 햇빛을 비춰주고, 자양분을 공급해 줄 때 꽃이 살아납니다. 진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우발적이 아닌, 의도적이고, 조직적이고, 지적인 외부의 힘이 필요합니다. 크리스천 과학자들은 이 창조의 힘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고 믿습니다. 진화론자들은 오랜 세월 가운데 저절로 단세포 생물이 생겨나서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고, 물고기, 양서류, 포유동물로 진화했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유전학자들의 발견에 비추어보면 이런 주장은 정당화가 안 됩니다. 유전자에는 천문학적인 숫자의 정보가 담겨져 있습니다. 이 정보 중에는 환경에 적응하게 만드는 것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찰스 다윈이 관찰한 대로 새가 환경에 따라 여러 모양으로 변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종(species)의 생물이 다른 종의 생물로 변하게 만드는 유전자는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늑대가 진돗개, 불독, 치와와가 되는 것은 가능하지만(소진화 microevolution), 늑대가 코끼리가 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대진화 macroevolution). 천문학 숫자의 유전자 고리의 DNA 위치가 하나만 변해도 태아가 기형아가 될 수 있습니다. 한 종의 생물이 다른 종의 생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유전자에 포함된 수많은 정보가 정확하게 동시에 바뀌어야 하는데, 이런 일이 자연적으로 일어날 확률은 0입니다.
크리스천 과학자들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사실에 모두 동의합니다. 그러나 자연계의 생성 과정에는 이견이 존재합니다. 물리세계가 하나님이 만드신 물리 법칙에 지배 받듯이 생물세계도 하나님이 만드신 진화 법칙에 지배 받는다는 의견으로부터, ‘창조과학자’들처럼 자연세계는 성경에 읽히는 그대로 만들어졌다는 주장까지 다양합니다. 저는 ‘창조과학자’들의 주장에 대부분 동의하지만, 전적으로 못합니다. 성경해석 방법 때문입니다. 성경 해석은 기록한 사람의 의도를 발견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하는데, 이들에게는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구의 나이가 6,000년이라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창세기 1장에 기록된 하루를 24시간으로 계산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창세기 기자가 ‘하루’라고 적었을 때에 24시간을 염두에 두었을지는 의문입니다. 저는 과학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성경이 진리라는 것을 증명해 준다고 믿습니다. 창세기 1장1절은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천지만물을 지으셨다고 말합니다. 오늘날 우주 기원에 대한 정설로 받아 드려지고 있는 우주대폭발(Big Bang) 이론은 우주가 과거 한 시점에 거대한 힘에 의해서 순간적으로 생겨났고, 바람을 불어 넣는 풍선처럼 팽창해 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이론은 다양한 측정을 통하여 사실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창세기 1장 1절을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문명의 창조 설화에서는 신이 자연세계를 만들 때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무로부터 천지가 창조되었다는 것은 인간의 사고로 생각해 낼 수 있는 발상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계시입니다. 과학과 신학은 적대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입니다. 그러므로 과학 이론이 성경의 진리와 상치될 때에는 그 이론이 잘못된 가정 위에 세워지지 않았는지 살펴야 합니다. 성경이 과학적인 사실과 상치될 때에는, 성경을 잘못 해석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야 합니다. 성경의 진리에 배치되는 과학 이론도 안 되고, 과학적인 사실을 부인하는 성경 해석도 안 됩니다.(최영기 목사님의 원장 코너에서 *최영기목사님은 서울대 공대를 나왔고 미국에서 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여러분의 목사 김 종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