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HOME > 설교와칼럼 > 목회칼럼
우린 서로 진정한 가족입니까?
몇 년 전에 “제자입니까? 팬입니까?”라는 제목을 가진 책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성경을 보면, 때론 군중이라는 단어로 표현해야만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 주위로 모여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기적을 행하는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또는 기적의 내용이 드라마틱하면 할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 주변으로 몰려들었을 것입니다. 그 절정이 오병이어의 사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때 모여든 사람의 수가 성인 남자의 숫자만 해도 오천 명이니까 여자들과 어린아이들을 합하면 실로 무리 또는 군중이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기적의 역사가 크면 클수록 바리새인들과 기득권층으로부터 받는 저항이 컸고, 그들의 저항이 크면 클수록 군중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떠나가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십자가 곁에는 매우 소수의 제자들만 남은 것을 봅니다. 그들은 한 때는 제자인척 했지만, 팬에 불과했고, 결국은 팬의 자리도 내놓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목장을 통해서 서로가 영적 가족이 되어가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저 교회 주일 예배만 참석하는 그런 교인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주일 예배 뿐 아니라, 매주 평일에 한 번 더 긴 시간의 여유를 갖고 모여, 한 식구처럼 서로 밥을 나누어 먹고 마시고, 삶을 나누는 관계입니다. 그런데 그런 관계라 할지라도 정작 자신의 삶에 어려움이 봉착할 때는, 목장식구(영적 가족)이 아닌 전혀 다른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문제를 하소연하고, 나누고, 도움을 받으려 한다면, 진정한 가족이 되어 있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내가 깊은 밤중에 어려움에 처했을 때, 목장의 누군가를 향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그 사람이 있는지! 그러면 그 사람은 깊은 잠을 단숨에 떨쳐내고 나의 그 어려움의 현장으로 달려올 수 있는 그 사람인지! 피차간에 그런 사람이 내게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밥 해 먹이고, 삶을 나눈다 해도 정작 어려움 문제는 드러내놓지도,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는 관계라면 우린 아직 진정한 영적가족이 되어 있지 않은 것입니다. 밥도 해 먹이고, 필요를 채워줄 뿐 아니라, 언제든지 속내를 털어놓고 깊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이어야 진정으로 영적 가족인 것입니다. 우리 신림교회 식구들이 이와 같은 진정한 가족이 되어져 가기를 소원합니다.
여러분의 목사 김 종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