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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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잃지 않고 섬기는 종
임금님이 어느 날 시골 마을을 지나가다가 날이 어두워져서 하룻밤을 한 목동의 집에서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임금님은 목동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성실하고 즐겁게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그동안 임금님이 보아온 신하들에게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왕은 목동을 왕궁으로 데려가 관리로 등용했습니다. 그는 왕궁에 와서도 예전처럼 변함없이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했습니다. 왕은 그를 더욱 신뢰하여 자신을 돕고, 모든 관원을 지휘 감독하는 재상(宰相)의 자리에 앉혔습니다. 그러자 무명의 목동이 관리가 된 것도 못마땅하게 여기던 신하들이 자신들을 관리하는 위치에 오른 것을 견딜 수 없어했습니다. 그래서 그를 쫓아내기 위해 비리를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재상의 일상생활을 살펴보니 그는 자기가 살던 시골집에 여러 번 내려가곤 했습니다. 그래서 신하들은 재상이 시골로 갈 때 조용히 그를 미행했습니다. 그의 집에 가보니 재상은 곳간에 있는 커다란 항아리 뚜껑을 열고 한참 동안 그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신하들은 이것을 보고 재상이 시골집 항아리 속에 금은보화를 몰래 갖다가 숨겨 놓았다고 고자질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왕은 신임했던 재상이 비리를 저질렀다는 생각에 몹시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 그를 앞세우고 시골집을 찾아갔습니다. 도착하여 신하들이 말한 곳간의 항아리 뚜껑을 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뚜껑 안에는 금은보화는 없고 재상이 목동 시절에 입던 낡은 옷 한 벌과 지팡이만 있었습니다. 임금님이 사연을 묻자 재상이 대답했습니다. “저는 본래 목동이었습니다. 임금님의 총애로 관리가 되고 재상이 되었지만 제가 목동이었다는 사실을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혹시 그런 마음이 사그라지려고 하면 저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이 집에 한 번씩 찾아와 제가 입고 있던 옷을 쳐다보며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도록 중직자로 부르심을 받은 분들은 임직을 받았을 때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으며 기뻐했던 순간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 앞에서 두렵고 떨리는 심정으로 주어진 직분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간구하던 때를 기억할 것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가면서 그때 가졌던 초심을 얼마나 간직하며 섬기고 계신지요? 목동이 재상이 된 이후에도 흐트러진 자기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낡은 옷과 지팡이를 보며 초심을 잃지 않았던 것처럼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며 헌신하고 있으신지요? 올해도 벌써 반년의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우리 모든 중직자들은 예배와 헌금과 기도와 봉사에 초심을 잃지 않고 섬기는 아름다운 사역자들이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여러분의 목사 김 종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