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 선교 편지 (28)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6:9)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된 이름으로 문안 드립니다.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여러 분들의 힘으로 저희 또한 은혜 가운데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매일 저녁마다 찬송하며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예배드릴 때마다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교회와 성도들 떠올리며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이 땅을 포함하여 온 세상이 코로나 팬데믹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항상 건강하고 충만하시길 위하여 기도합니다.

 

1.jpg

 

가을이 깊어가는 한국 날씨와 달리 이곳은 봄기운이 한창입니다. 새로이 이사를 한 프리토리아는 이맘 때가 되면 10여만 그루의 자카란다가 보라빛 꽃이 만발하게 되는데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 있는 가든인데 큰 자카란다 나무가 너무 매력적입니다. 보안을 담당하는 가드가 24시간 지키고 있고 자동차도 보험도 들고 비싼 추적기도 달아두었습니다. 이곳의 코로나 상황은 여전히 총확진자가 300만을, 사망자는 10여만명을 향해 가고 있고 사람들은 저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2.jpg

올해 상반기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일도 있었고 새로운 도시로 이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흑인 목회자 신학훈련을 위한 새로운 클라스를 개척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부르심의 소망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야만 합니다. 최근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새로운 클라스를 시작할 지역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에 보이는 곳은 프리토리아 북쪽의 까멜드리프트라는 곳인데 짐바브웨 말라위 등 인근 국가에서 온 난민촌인데 약 3천명의 현지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입니다. 이곳에서는 백인 거지들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남아공에서 제일 가난한 동네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 돌아가면 머리둘 곳이 없지만 이곳에 사는 주민들을 만나고 보게 되면서 제 자신이 얼마나 잘 누리며 살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위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아래로는 가난한 이들을 바라보는 것이 행복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3.jpg

 

이곳을 둘러보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위생도 좋지 않습니다. 현지 사역자와 함께 이곳을 둘러보는데 반기는 사람들보다는 경계하는 눈빛을 더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마을에서도 교회는 있는데 문제는 교회 지도자들이 제대로 말씀훈련이 안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 신학훈련을 받고자 하는 분들을 최대한 찾아서 찾아가는 모바일 신학교 사역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전에 찾아갔던 하만스크럴이란 곳에서도 흑인교회 지도자들이 말씀을 배우기를 원하고 있지만 우선 인원이 너무 적어 그곳에서 클라스를 여는 것은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4.jpg

 

109일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겨우 8명이 모였지만 커리큘럼과 학교규정 등을 소개하면서 최대한 동기부여를 하는데 집중했습니다. 2주간의 기도준비 기간을 갖게 하고 24일 오픈강의를 하고 등록 접수를 받은 다음 31일 입학식과 함께 본격적인 강의를 하게 됩니다. 이번 강의는 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같은 교단의 선교사님 한분과 함께 이 클라스를 담당하게 됩니다. 특이한 것은 케이프타운과 인근 나라인 에스와티니에서도 흑인 목회자를 위한 클라스를 열게 되는데 세 곳에서 동시에 클라스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요즘 비대면 사역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어 요즘 대학생들이 하는 방식처럼 줌(ZOOM)과 인터넷을 이용하여 세 지역에서의 클라스가 서로 함께 줌을 통한 강의를 공유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로서는 처음 시도해보는 사역의 방식으로 배우는 자세로 강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단 첫 강의는 제가 맡기로 했으며 강의제목은 [신론]입니다.

5.jpg

 

새로이 시작하는 프레토리아 클라스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함께 할 까라보라는 젊은 목회자입니다. 수업을 진행하게 될 건물을 배경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건물은 까라보의 동생이 가족과 함께 월세를 내어 살고 있는 곳입니다. 까라보는 함께 수업을 받으면서 현지 목회자들과 연락과 소통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떠나온 곳에서 사역을 했던 꾸종교회와 코코시 교회는 신실한 몰로꼬 목사님과 은찌마네 목사님의 섬김으로 인해 다시 교회가 활기를 띄고 있다고 합니다. 이사한 곳에서는 약 200km 떨어진 곳이라 찾아가려면 자동차로 2시간 이상 가야 하기에 가끔 전화로 안부를 주고 받을 뿐입니다. 성실하게 말씀훈련을 잘 받은 목회자들이기에 잘 해나갈 것을 믿습니다.

연말에 저를 제외한 가족들은 한국을 잠시 방문하게 됩니다. 교회도 방문하고 연로하신 어머님도 만나뵙고 싶은 마음 너무나 간절하지만 우선 새로이 시작하는 클라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기에 저는 이곳에 남아 이 사역이 본 궤도에 올라 순항할 수 있도록 이곳에서 힘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생각날 때마다 이곳에 새로이 시작하는 신학훈련 사역이 성령의 도우심으로 잘 진행되도록, 그리고 이 지역에 말씀의 문을 넓게 열어주시도록 기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조국과 조국교회가 하나님의 긍휼을 입기를 그리고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모든 분들이 항상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라며,

20211010

남아프리카공화국 김광락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