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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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선교의 동역자님들께
그동안 소개를 자주 전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저는 여러 동역자님들의 기도와 사랑으로 인해 많이 회복해 가고 있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얘쓰고 있습니다. 제가 쓴 글로 아래의 첨부함으로 저희 소식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복된 추석연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다시 한번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아둘람에서 사랑에 빚지고 복음에 빚진 신갈렙드림
새로운 갱신을 꿈꾸며
나는 지금 강원도에서 요양을 하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은 나에게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는지 묻고 건강이 좋아지는 다양한 방법들과 약들을 소개해 주곤 한다. 그러나 나의 관심은 병으로부터 회복보다 이 병을 통해서 이루어야 할 것에 가 있다. 병의 고침을 받는 것은 소극적인 태도요 병을 통해서 더 나은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적극적인 태도이기에 나는 이루어야 할 목표에 집중하게 된다. 나는 요즘 자연을 통해서 주시는 주님의 메시지에 즐겨 듣길 원한다.
내가 사는 아둘람은 강원도 고성의 송지호 뒤쪽에 위치해 있다. 송지호에 있는 철새 관망대에 올라간 적이 있었다. 그곳에는 다양한 새들의 박제와 함께 새에 대한 설명들이 담겨져 있다. 그곳에서 가장 오래 사는 새 솔개에 대한 소개를 보았다. 솔개는 최고 70-80세의 수명을 누릴 수 있는데 그 나이까지 장수하려면 40세 정도가 됐을 때 아주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한다고 한다. 그때쯤이면 발톱은 노화하여 사냥감을 효과적으로 잡아챌 수 없게 되고, 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되며, 깃털 또한 짙고 두껍게 자라 날개가 무겁게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기가 나날이 힘들어 진다고 한다.
이즈음 되면 솔개도 중대한 한 가지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 사냥을 멈추고 죽은 동물만 찾아 먹다가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약 반년이 걸리는 매우 고통스런, 갱생을 위한 수행을 할 것인가. 인 것이다. 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먼저 산 정상부근으로 높이 날아올라 그곳에 둥지를 짓고 머물며 고통스럽지만 수행을 시작하게 된다고 한다. 먼저 자신의 부리로 바위를 쪼아 노화된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든다. 그러면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게 될 것이다. 그런 후 새로 돋은 부리로 낡은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고 한다. 그리고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리하여 약 반년이 지나게 되면 그에게는 새 깃털이 돋아나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되니, 다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새로운 30-4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아둘람에서 홀로 암과 친구가 되는 치병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치병보다 더 중요한 것, 하나님께서 암을 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로 앞으로의 사역을 위해 솔개의 갱신과 같은 엎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나에게도 새로운 부리가 필요하다. 입바른 말 잘하고, 비판하길 좋아하는 낡은 부리를 뽑아내고 칭찬과 격려의 말, 감사의 말을 할 줄 아는 입을 가지길 원한다.
나에게도 새로운 발톱이 필요하다. 성취를 위해서 노력한다는 명목 아래서 다른 사람을 할퀴고 자기를 할퀴던 낡은 발톱을 버리고 사랑과 긍휼과 은혜의 발톱, 사람들을 품어내는 발톱으로 새롭게 되길 소망한다.
나에게도 새로운 깃털이 필요하다. 해 묻는 상처로 얼룩진 깃털, 낡은 습관과 형식에 갇힌 깃털, 자기 의라는 무거운 굴레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내고 용서의 깃털, 끊임없는 자기 혁신이라는 새 깃털, 자아를 온전히 부인하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구하는 새 깃털을 가지길 원한다.
솔개는 6개월이면 자기 갱신을 마친다고 했다. 나는 올해 말까지 자기 갱신을 마치기 위해 주님의 은혜와 긍휼을 구하고 있다. 그래서 다시금 30년의 사역을 감당할 성품과 건강과 능력을 부어주시길 기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