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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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기

운동을 배울 때 빠지지 않고 듣는 말이 있습니다. 힘을 빼라는 것입니다. 야구선수들도 방망이로 힘을 빼고 공을 치라고 합니다. 그런데 힘 빼는 것이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이해도 되지 않습니다. 힘을 빼고 어떻게 운동을 하라는 것인지 도대체 영문을 알 수가 없습니다. 힘을 주어야만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힘을 주면 눈썰미 좋은 코치가 단번에 알아보고 힘을 빼라고 호령을 내립니다. 프로선수들이 경기하는 것을 보면 몸의 유연성이 예술입니다. 부드러운데 강합니다. 힘을 빼라는 말이 저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대번에 깨닫게 됩니다.

사역을 하는데 있어서도 신앙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도 힘을 빼야 합니다. 힘을 뺀다는 것은 경직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민첩하게 움직이고 땀 흘리며 뛰지만 몸이 가볍고 부드럽습니다. 표정이 따뜻하고 밝습니다. 비장함과 억울함과 서운함 대신 기쁨이 어딘지 모르게 깃들어 있습니다. 힘을 뺐기 때문입니다. 목자로 헌신하는 분들에게 목장사역의 지침을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마지막에 꼭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목자로서 목장 식구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출발하라는 것입니다. 목장사역이 영적사역이기 때문에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없습니다. 몇 명을 떼서 하나님이 기도하라고 붙여주셨으니까 기도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매일 목장식구 이름을 하나씩 불러가며 기도하라고 부탁드립니다. 기도하다가 필요가 보이면 그 필요를 채워주고 또 물러나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반복하는 것이 목장사역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일선에 나가면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바닥을 치는 순간이 한번 씩은 찾아오게 됩니다. 사역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입니다. 이 지점이 바로 사역의 터닝 포인트입니다. 여기서 바닥을 치고 올라오게 되면 내 신앙과 사역에 새로운 장이 열립니다. 가장 큰 변화는 여유입니다. 나도 모르게 잔뜩 들어가 있던 힘이 빠지게 됩니다. 비로소 내 힘이 아닌 다른 힘에 이끌리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비록 다시 바닥을 치는 순간이 온다 해도 이제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게 됩니다. 힘을 빼야 합니다.

그런데 힘을 빼기 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힘을 주는 것입니다. 힘이 들어가 있어야 힘을 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온 힘을 주어보아야만 빠지는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힘이 빠지기 위해 거치는 과정입니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오히려 더 힘을 주고 더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그 힘이 빠지는 폭과 비례하여 은혜의 힘으로 채워질 것입니다. 방향을 꼭 붙들고 있으면 됩니다. 아직 내 어깨에 힘이 빠지지 않고 여전히 긴장되고 경직되어도 방향을 붙들고 있는 사람은 이 힘이 빠져야 되는 힘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하지만 방향을 붙들고 있지 못하면 영문도 모른 채 제 풀에 지쳐 넘어지게 됩니다. 처음부터 힘을 빼야한다는 것을 알고 출발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비록 그 말이 이해가 되지 않고 적용도 쉽지 않지만 내가 그렇게 가야하는구나 하는 방향을 잡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점검하면서 갈 수 있는 유익이 있습니다. 힘 뺀 사역의 특징은 여유와 기쁨입니다. 넉넉함과 유연함입니다. 이런 분들이 우리교회에 점점 많아지기를 소원합니다.

여러분의 목사 김 종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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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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